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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Movie

평양성



전작이라 할만한 <황산벌>과 같은 웃음의 도가니는 없었다. 뭔가 닝닝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김유신이 대단한 지략가로서 큰 일을 하지만 그에 곁들인 코믹연기는 웃음 포인트를 정확히 참기 힘들었다. <황산벌>에서 "백제군"이 사용했던 심리전('욕')이 여기서도 백제(전라도) 출신의 신라군들로 다시 재연된다. 이문식이 있었기에 기대했건만 이저저도 아닌 '노래'였고, 그에 대응하는 고구려군의 유치한 말장난도 아쉬웠다.

 


코믹영화로선 (찾아 보니 씨네21에선 역사/서사 장르로도 분류하고 있다) 전쟁 장면들은 (의외로!) 나름 볼만했다. 세트도 나름 그럴듯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규모는 너무 작게 그려진게 아닌가 싶다. 고구려군의 신무기 발사 장면은 영화 <신기전>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이문식은 역시나 코믹, 눈물 연기를 아우르며 ('거시기'라는 배역 치곤, 어쨌든 주인공 중 하나여서) 꽤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황산벌>에서의 살아남은 '최후의 1인'으로서 이 영화의 정체성을 되뇌게 해 준다.

거시기는 이야기한다. 전쟁이라는 것은 결국 위정자들의 권력싸움이며 그 결과 여부에 따라서 민초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달라질 것 없다. 그러니 우리는 그만 놔두고 당신네들끼리 좀 알아서 하시오. 그래서 우리의 국회의원님들 께서는 자기들끼리 그렇게 알아서 싸우시는 겐가. 국민들은 더 관심을 갖지 않게되고...

어쨌거나 모두에게 있어서 인생이랑 전쟁이다. 돈 벌이를 위한 전쟁, 대학 입시를 위한 전쟁,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혹은, 사실은 열등감을 들키지 않으려는) 전쟁 말이다. 사실 매일 매일을 힘들게 하는 건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 싸움을 그냥 투덜대지만 않고, 정말 전쟁하듯이 처절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그 중 일부에게) 승리가 (세상에서 말하는) 주어진다.

아니면, 애초에 그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하거나....

- 욕심을 버리고, 그냥 행복해지기.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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