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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Movie

스쿨 오브 락 (School of Rock, 2003)

청년 백수, 하지만 즐거운 인생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크지만 세상으로 부터 인정 받지 못하는 (밴드내 동료들로 부터도) 듀이.
일정한 수입없이 친구네 집에 몇 년째 빌붙어 지내고 있어, 좋은 말로 예술가이지 거의 백수다. 친구대신 초등학교 임시교사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즐거운 인생"에서 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중년도 아니고 그런 고민도 없다. 그저 "앞으로 직진, (!)을 위해~". 예로부터 이런 인생이 그야말로 '즐거운' 인생이다. 주위 사람들에겐 종종 곤욕일지라도.

나름의 리더쉽, 동기부여



본인의 밴드로 부터 쫓겨나서 본인의 밴드를 꾸리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시작된 밴드 이지만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본인의 역할을 나눠주고, 각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또 도중에 힘들어 할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힘을 북돋아 주는 말 한마디. 또 다른 성공요인이다. 어느 정도는 천성이여야 할테고 (영화에선 그렇게 보였다) 실제 사람사이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쉽게 잊는 부분이다.

너무 진지해지지는 말자. 이건 코메디다.



진지한 음악영화가 아니다. 급조한 밴드의 연주실력, 노래, 위장된 임시교사 신분이 마지막까지 들통나지 않은 점 등은 코미디의 미덕(?)으로 넘어가자. 애초에 음악성으로 승부하려했던것 아니였을테고 (만약 그랬던 것이라면 감독에겐 미안하군),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오 나의 선장님'까지 가는 것도 아니다 (초등학생들로는 무리였을 듯...). 공부 공부 공부를 외치는 학부형들을 (그리고 학교를) 약간 비꼬는 정도.

근데 왜, 재밌지?

음악적인 감동을 찾기 어렵고, 해피엔딩이 예고되는 결말이라서 사실 줄거리 자체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재밌네 하고 보게되는 건 순전히 주인공 듀이 (잭 블랙) 때문이다. 남들 눈치도 안 보고 (아니, 아예 그런 개념조차 없어 보인다), 위장된 신분이 들어날까 노심초사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최고의 음악적 재능을 가지지 않았음을 알지만 음악이 내 인생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신앙심 (락의 신에게 아멘하는 노래도 한다 ^^)이 투철하다. 그래서 그는 행복하고, 보는 사람도 행복해 진다. 잃을게 없으니 두렵지도 않고, 남들에게도 꿈을 쫓으라 진심으로 말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재밌다.

그래서, 네 꿈은 뭐냐?

어른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잘 모르겠다고 한다. (말 할 수 있는 소수는 이미 꿈을 이뤘거나 향해 나가는 사람이다). 아니면 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예전의 꿈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꿈을 잊은게 정답이다. 초등학생 때는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꿈이 있었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 수록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보단 '생계'를 이야기 하면서 잊게된다. 그리고 그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믿었고, 주위에선 철이 들었다고 말한다. 난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있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결단/용기, 세상이 정한게 아닌 내 스스로의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 살보다 빠른 시간의 흐름에서 나와 관조하기.